2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재 전시회 ‘ASD 마켓 위크(ASD Market Week) 2026’ 한국관. 화장품 업체 라비오뜨(Labiotte) 부스를 찾은 해외 바이어들이 제품을 살펴보며 유독 관심을 보인 것 중 하나는 ‘제조국’이었다. ‘한국’이라는 답변이 돌아오자 제품을 직접 사용해보겠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심정환 라비오뜨 부장은 “예전에는 제품에 대해 많은 설명을 해야 했는데 요즘은 바이어들이 먼저 제조국을 묻는다”며 “한국이라고 하면 바로 반응이 좋아진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는 ‘메이드 인 코리아’ 자체를 하나의 브랜드처럼 생각하는 것 같다”고 했다.
실제 이날 한국관 곳곳에서는 해외 바이어들이 화장품을 손등에 직접 발라보거나 생활용품의 작동 방식을 살펴보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K뷰티가 이끌어온 한국 소비재에 대한 관심이 아이디어 생활용품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라비오뜨는 지난 3월 ASD 참가를 실제 수출로 연결했다. 당시 만난 미국과 스페인·이탈리아 등의 바이어와 협상이 진전돼 지난 5월부터 초도 물량을 공급했고 일부와는 독。계약도 맺었다. 이번에는 색조화장품과 미용기기를 결합한 제품에 대한 관심이 두드러졌다. 심 부장은 “한국 화장품이 미국이나 남미에는 아직 기초 제품 중심으로 많이 들어가 있는데 색조 제품을 보여주니 관심이 컸다”며 “최근에는 디바이스가 결합된 제품에도 반응이 좋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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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D 마켓 위크는 1961년 시작된 미국의 대표적인 기업간거래(B2B) 종합 소비재 전시회다. 이번 행사에는 1800개 이상의 업체가 참여했으며 중소기업중앙회와 미주한인상공회의소총연합회는 약 150개 부스 규모의 한국관 ‘케이굿즈 페어(K-Goods Fair) 2026’을 마련했다.
“온천수 나오는 샤워기?”…아이디어에 발길 멈춘 바이어
바이어들의 발길을 붙잡는 것은 ‘한국산’이라는 간판만은 아니었다. 기존 제품과 다른 아이디어가 곧 경쟁력이었다.
설랩(Sullab) 부스에는 파랑·노랑·분홍 등 다양한 색상의 샤워기가 줄지어 전시됐다. 이 회사는 동결건조한 온천수 분말을 샤워기에 넣어 물과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주훈 설랩 대표는 “온천수가 나오는 샤워기라는 콘셉트 자체를 바이어들이 재미있고 신선하게 받아들였다”며 “색상이 다양하고 자신만의 샤워기를 꾸밀 수 있다는 .에도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에 재고가 있느냐”는 바이어들의 질문은 현지 시장의 높은 문턱도 보여줬다. 당장 현지 공급을 원하는 바이어에게 한국에서 제품을 보내야 한다는 것은 약.이다.
이 대표는 “바이어들이 현지에 창고를 두고 바로 물건을 보내주는 것을 원한다”며 “이번 전시회 참가를 계기로 협력사를 만나 현지 공급 체계를 준비하려 한다”고 말했다.
중국산과 가격 경쟁에 관세까지…“그래도 계속 와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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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제품에 대한 관심이 곧바로 수출 성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가격과 관세라는 현실적인 장벽이 만만치 않다.
자체 생활용품 브랜드로 해외시장 개척에 나선 티에스윈(TSwin)의 김진용 대표는 미국 전시회에 세 번째 참가했다. 김 대표는 “주방용품은 예쁘다는 반응을 얻지만 중국 제품이 거의 절반 가격인 경우도 있어 경쟁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관세도 부담이다. 티에스윈은 미국 H마트에 프라이팬 등을 공급했지만 지난해 관세 인상 이후 공급이 중단됐다고 김 대표는 설명했다. 특히 알루미늄 제품에 부과되는 관세가 타격이 됐다. 회사는 대신 셀룰로스 스펀지와 행주, 탈취제 등 다른 제품으로 미국 유통업체를 공략하고 있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선 방향제와 달리 냄새 자체를 없애는 탈취제가 바이어들의 관심을 끌었다.
김 대표는 현지 바이어를 만나 제품 평가를 듣고 시장에 맞게 제품을 바꾸기 위해 전시회 참가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처음에는 미국 시장을 잘 몰랐기 때문에 계속 관계를 만들면서 공부하고 있다”며 “지난번에 만났던 분들을 이번에 다시 만나 얘기를 나누다 보니 조금씩 관계가 좋아질 수 있겠다는 기대가 생긴다”고 말했다.
K뷰티 붐을 타고 높아진 ‘메이드 인 코리아’의 위상은 분명 기회로 작용하고 있었다. 다만 바이어들의 관심을 실제 주문으로 연결하려면 가격 경쟁력과 관세 대응, 무엇보다 미국 현지에서 바로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유통·물류 기반을 갖추는 것이 다음 과제라는 현장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성주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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