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광주역세권2 부지 전경. [매경DB]
“이런 일이 다시 벌어지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는데 앞으로 민간이 어떻게 사업지를 발굴하겠습니까.”
8·13 대책 발표 후 경기 광주역세권2 토지주들의 반발이 커지는 모습을 지켜보며 한 건설사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투입한 사업비를 회수하지 못할 수 있다는 걱정만은 아니었다. 앞으로 건설사의 주택 사업 참여가 더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였다.
경기 광주역세권2는 유휴부지가 아니다. 광주시가 2018년부터 도시개발사업을 추진해 경기도 심의를 마치고 구역 지정만 남겨둔 곳이다. 전면 수용에 반대했던 토지주들과 수년간 협의해 집단환지를 도입했고, 민간사업자는 토지주들과 계약을 맺고 계약금까지 지급했다. 기존 계획대로라면 2029년 착공을 추진할 수 있었다.
정부는 이곳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시행하는 4500가구 규모 공공주택지구 후보지로 발표했다. 역세권에 청년 주택을 신속하게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문제 삼기는 어렵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8년간 쌓인 행정 절차와 주민 합의, 민간의 투자가 한꺼번에 흔들리게 됐다.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는 지난해 말부터 광주시와 이 부지의 개발 방안을 협의했다. 당시 민간사업자가 토지주들과 맺은 계약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신고돼 있었다. 광주시도 집단환지를 전제로 구역 지정 절차를 밟고 있었다. 정부가 기존 사업과 민간 계약을 몰랐다고 보기는 어렵다.
공익을 위해 사업 방식을 바꿀 수는 있다.
양귀비게임설명
대신 새 방식이 기존 계획보다 얼마나 빠른지, 토지주의 재산권을 어떻게 보호할지, 민간사업자에 어떤 퇴로를 열어줄지 설명해야 한다. 계약금 반환과 수용 보상 갈등이 소송으로 이어지면 정부가 내건 ‘3~4년 내 착공’도 장담하기 어렵다.
더 큰 문제는 주택 공급 시장의 신뢰다. 민간사업자는 사업지를 발굴하고 토지주를 설득하는 데 시간과 돈을 들이며 위험을 떠안는다. 그런데 정부 결정으로 기존 계획이 뒤집힌다면 앞으로 어느 사업자가 선뜻 주택 사업에 뛰어들 수 있을까.
현장에서는 “다 된 밥상이 엎어졌다”는 말까지 나온다. 4500가구를 얻는 대신 민간 공급자의 신뢰를 잃는 선택은 아닌지 정부가 돌아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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